보안관 제라드 소설



말없는 괴물은 강했다. 폭풍같은 입김을 내쉬어 팀원의 다리를 휘청거리게 했다.
"이봐 에오라크, 뭐라고 말좀 해보라고!"
인간 수준의 지성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거대 환형동물 에오라크.
현대 시대엔 몬스터에도 인간의 법이 적용되었다. 그것이 지성을 가지고 있다면.
아마 저것은 묵비권을 행사하는 중일 것이다.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버려두고 일단 철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냥은 아니었다. 놈의 먹이가 될 근처 풀밭에다 가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약을 쳐 놓았지.
내일쯤 되면 근질거려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길거다.
후후. 하고 짤막한 웃음소리를 내곤 팀의 리더인 제라드는 마을로 향했다. 기나긴 당직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만에 짜릿한 밤을 보낼 수 있겠군!'
가려움에 몸부림치는 에오라크는 분명 우리의 자취를 쫓을 것이다. 몸부림 한번으로도 사람 몸집의 통나무가 박살나는 위력을 지녔다.
방책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게 오늘 밤 숙제가 될 것이다. 어깨가 무겁지만 안 그랬던 적이 있던가?
보안관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인생에 풍파가 그칠 날은 없었다.
아마도 죽는 순간이 평안이 찾아드는 유일한 시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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